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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해외농업

[자칭 해외농업연수, 마지막편] 벨기에 농민들에게 보내는 그림편지

by 농민, 들 2018. 1. 24.

<농부의 딸, 벨기에 유기농장에 가다!> 마지막 글. 이 편지는 앞서 연재한 벨기에 리에주 유기농장 기행문과 함께 영어 번역해 벨기에에 전달할 예정이다.


1편: 동료애 충만한 피에르 마리씨 농장에서 보낸 한 주

2편: 산 중턱으로 귀농한 이자벨씨와 에카르트씨


<농저널 농담> 들

고향에서 농민 아빠를 따라 농사지을 준비 중인 농촌 페미니스트. 

취미는 그림, 특기는 일 벌리기. 농저널농담, 청년여성농민캠프 기획자.



ⓒ 들

브뤼셀에서 리에주로 가는 기차 안



안녕하세요. 지난 10월, 벨기에를 다녀간 박푸른들(들)입니다. 몇 달이 지난 오늘에서야 ‘벨기에 리에주 유기농업 농장 기행문’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망설이며 보낸 시간이 길었습니다. 글을 쓰는 내내 리에주에 있는 여러분을 다시 새롭게 만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2주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여러분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저는 농민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농업에 대한 추상적인 당위나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들을 누비는 농민운동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농민으로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될 날이 기대됩니다. 제가 농사지을 제 고향 충남 홍성군 홍동면으로, 유기농업과 지역 공동체 활동이 활발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지난 11월에는 벨기에 국회의원단 8명이 견학을 온 지역이기도 합니다. 여러분께서 오신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제게 해주신 환대를 보답할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


요즘 저는 올해 농사를 준비하며, 리에주에서 만난 세 농장을 떠올립니다. 어떻게 하면 ‘피에르 마리씨댁 농장처럼 농장 내 유기농 마켓을 운영할 수 있을까’, ‘이자벨씨와 에카르트씨댁 농장처럼 많은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수잔씨와 다니엘씨댁이 운영하는 우유 치즈 무인판매대를 응용해볼 수 있을까’ 하면서요. 이렇게 많은 것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여러분들에게 정말 많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 들

수잔씨, 다니엘씨 젖소농장



2주간의 벨기에 일정을 꼼꼼히 확인해주신 국제가톨릭농민운동연맹 피막 사무국장 조지씨, 고맙습니다. 조지씨가 아니었더라면 경험하지 못 할 시간이었습니다. 브뤼셀 집에서 머물 수 있도록 해주신 배려주신 것도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언제나 밝게 인사해주신 유쾌한 피에르 마리씨, 고맙습니다. 농장에서 보낸 일주일은 한 달간 프랑스여행을 하며 쌓인 피로를 회복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 덕분에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자벨씨 농장으로 가던 날, 아쉽게도 따님인 안시실씨와 아드님인 장 피에르씨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지 못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곳에서 만난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참, 선물로 주신 시더는 한국에 가져와 친구들과 맛있게 나눠먹었습니다.


ⓒ 들

2017년 가을, 피에르마리씨 농장에서 마지막 사과를 수확하는 아니타



멋진 이자벨씨와 에카르트씨, 보내주신 장마틴포티어 자료는 잘 보았습니다. 덕분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었습니다. 참, 얼마 전인 2018년 1월에 장마리탱 포르티에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반가운 일입니다. 선물로 주신 맥주는 정말 맛있었어요. 역시 벨기에 지역맥주는 단연 최고입니다. 한국에는 지역마다 쌀로 만든 ‘막걸리’라는 술이 있습니다. 다음에는 제가 이 막걸리라는 술을 두 분에게 선물할 수 있게 되길 바라봅니다. 미르와 ‘오마’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



ⓒ 들

동이 트는 이자벨씨, 에카르트씨 농장



친절한 다니엘씨와 케이크 아티스트 수잔씨. 오래 함께 있지는 못 했지만, 벨기에 리에주에서 2주를 보내는 내내 두 분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지냈습니다. 좋은 이웃 농장을 소개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선물해주신 반느의 성모님 목걸이는 꼭 지니고 다닙니다. 반느의 성모님에 따라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겠습니다.


모두 감사했습니다. 모두의 평화를 빕니다.


2018년 1월 24일, 한국에서 박푸른들 드림



ⓒ 들

이자벨씨, 에카르트씨 농장 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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