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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7

[촌스러운 여행] 촌스러운 가족, 촌스러운 여행 (5) 2014년 2월, 가족들과 유럽 시골마을로 일명 촌스러운 여행을 떠난 박은빈의 기록입니다. 박은빈과 그녀의 가족이 유럽여행 중 만나는 다양한 농촌과 농업 협태를 전합니다. 매달 첫째, 셋째주 수요일에 연재됩니다. [농저널 농담] 박은빈 영국 런던에서 두 시간 거리의 레드필드(Redfield Community)와 남서쪽으로 멀찍이 떨어져있는 비치힐(Beech hill Community)을 연이어 찾았다. 이 두 공동체는 서로 다른 곳이지만 한데 엉키는 지점이 많아 하나의 글로 묶어보았다. 근 한 달간 함께 생활했더라도, 시기와 계절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이면은 당연히 알 수 없다. 여름이 되면 가냘프던 나무들도 울창하게 잎을 껴안듯이 그들에게도 다른 일상이 펼쳐질 것이다. 내가 만난 2014년 봄의 그들을.. 2014. 4. 29.
[촌스러운 여행] 촌스러운 가족, 촌스러운 여행 (3) 2014년 2월, 가족들과 유럽 시골마을로 일명 촌스러운 여행을 떠난 박은빈의 기록입니다. 박은빈과 그녀의 가족이 유럽여행 중 만나는 다양한 농촌과 농업 협태를 전합니다. 매달 첫째, 셋째주 수요일에 연재됩니다. [농저널 농담] 박은빈 여기는 영국 남동부 쪽에 위치한 브루더호프 공동체(Bruderhof)이다. 1920년대 독일에서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 초대 기독교인들의 단순하고도 소박한 삶을 올곧게 실천해오고 있는 곳이다. 우리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브루더호프 공동체 중에서도 다벨(Davell)이란 곳에 머물고 있다. 작은 간이역 건너편 길을 따라 오래된 나무들과 낮은 들판을 지나 이곳에 도착했다. 300여명의 식구들이 모두 모이는 저녁식사 이후, 다들 손을 건네며 “잘 왔어요!” 따뜻한 말을 건넨다. .. 2014. 4. 7.
[풀무에서 보내는 편지] 세 번째. 푸른들언니에게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환경농업 전공부에 입학한 여연이가 겪고 느끼는 것을 편지에 담아 주변 사람들에게 보냅니다. 20대 청년이 학교에서 생태농업과 공동체를 배워 나가는 과정을 소개합니다.[농저널 농담] 여연 수업에서 '봄'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전공부 학생(의 손) ⓒ 여연 언니, 안녕. 이번 편지는 언니에게 쓰기로 했어. 어차피 이 ‘농담’이라는 저널에 함께 참여하는데 새삼스럽게 웬 편지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언니도 알다시피, 내가 풀무 전공부에 들어와야겠다고 맘먹은 건 푸른들이라는 사람이 있어서야. 학교에 대해서는 여러 번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홍동에서 나고 자라 전공부까지 나온 언니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했더라면 내가 여기 오려는 결심을 굳게 할 수 있었을까 싶어. 아마 훨씬 더 헤매면서.. 2014. 4. 7.
[풀무에서 보내는 편지] 두 번째. 엄마에게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환경농업 전공부에 입학한 여연이가 겪고 느끼는 것을 편지에 담아 주변 사람들에게 보냅니다. 20대 청년이 학교에서 생태농업과 공동체를 배워 나가는 과정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여연 엄마에게 안녕, 엄마. 잘 지내고 있어? 여기 홍성에는 봄이 왔는데, 산청은 아직 추울까? 나와 하연이가 없는 집에서 개와 고양이와 닭에게 밥을 주고, 일상적인 일들을 해나가는 엄마의 모습을 종종 상상하고는 해. 이번 주에는 꼭 집에 가서 씨앗도 얻어오고, 일도 좀 돕고 싶었는데. 주말에 집에 가기에는 산청이 너무 먼 곳이네. 어차피 4월쯤 되어서야 한 번 갈 수 있겠구나 싶어서 기대를 아예 놓고 이곳의 주말을 즐기고 있어. 오늘은 일요일이야. 날씨는 아주 포근하고, 따뜻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꿀벌들.. 2014. 3. 23.
[촌스러운 여행] 촌스러운 가족, 촌스러운 여행 (2) 2014년 2월, 가족들과 유럽 시골마을로 일명 촌스러운 여행을 떠난 박은빈의 기록입니다. 박은빈과 그녀의 가족이 유럽여행 중 만나는 다양한 농촌과 농업 협태를 전합니다. 매달 첫째, 셋째주 수요일에 연재됩니다. [편집자 주] 박은빈 출국 살아간다는 것은 자전거 타는 것과 같을까? 놀이동산에 있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을까? 자전거는 언덕을 오르고, 롤러코스터는 가파른 레일을 오르며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삶의 굴곡을 지나간다. 내 두 발과 두 손으로 빠르기와 방향을 바꿀 수 있거나,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되기 어려운 손길로 인해 움직여질 수 있다. 농부로 살아가겠다는 것은 떠돌지 않고 머물겠다는 삶의 표현이다. 그런 내가 떠돌아야만 한다니. 모든 것을 내려두고 떠나야만 한다니. 물론 내가 선택한 여행이.. 2014. 3. 19.
[풀무에서 보내는 편지]첫 번째. 하연에게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환경농업 전공부에 입학한 여연이가 겪고 느끼는 것을 편지에 담아 주변 사람들에게 보냅니다. 20대 청년이 학교에서 생태농업과 공동체를 배워 나가는 과정을 소개합니다.[편집자 주] 여연 하연아 안녕, 언니야. 지난 2월 말 내가 집을 떠나고, 며칠 안 있어 너도 집을 떠난 이후로 전화통화 한 번 못했지? 마음속으로는 하연이 네 생각 참 많이 했는데, 이상하게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았어. 언니로서 역할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드네. 우리 둘 다 처음 겪어보는 학교라는 공간, 그리고 기숙사 생활인데, 너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잘 적응하고 있겠지? 집이랑, 엄마랑, 동물들이 그립지는 않을까? “핸드폰이 있으면서 연락도 안 하고, 나쁜 언니야!”라고 툴툴거리는 네 모습이 .. 2014. 3. 9.
[촌스러운 여행] 촌스러운 가족, 촌스러운 여행 (1) ©박은빈 2014년 2월, 가족들과 유럽 시골마을로 일명 촌스러운 여행을 떠난 박은빈의 기록이 연재됩니다. 박은빈과 그녀의 가족이 유럽여행 중 만나는 다양한 농촌과 농업 형태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박은빈 안녕하세요. 농사짓는 박은빈이라고 합니다. 농부할아버지와 무시무시한 트랙터가 사는 농촌에서 농부언니로, 동네에선 새악씨로 불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다 농부아버지를 만나, 어쩌다 농고를 나와, 어쩌다 충남 홍성에서 친구들과 아름다운 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제 나이 스물여섯, 또래 친구들이 불안한 마음 이끌고 직장 찾아다니는 세상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갓 수확한 양배추와 피망을 건네주는 것! 혹여나 촘촘한 도시살이에서 하나뿐인 ‘존재’ 또한 미뤄두고 잊어버린 건 아닌지 친구들 걱정이 앞서.. 2014.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