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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퀴어5

[농촌퀴어쏠의 그냥 리뷰 / 6월편] 2008년 이상문학상 작품집 ‘사랑을 믿다’ / 권여선 ⓒ문화사상사 동네에 단골 술집이 생겼다는 건 기억에 대해서는 한없는 축복이지만 청춘에 대해서는 만종과 같다. 사랑을 믿던 한 시기가 끝났으며, 뒤를 돌아보아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지금 서른다섯이라는 인생의 한낮을 지니고 있다. 태양은 머리 꼭대기에서 이글거리지만 이미 저묾과 어둠을 예비하고 있다. 내 생애의 조도는 여기가 최대치다. 이보다 더 밝은 날은 내게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중략)헤어지기 전 그녀가 내게 마지막으로 물었다.“괜찮지?”“괜찮네.”물론 기차처럼 긴 술집에 대한 품평이었지만, 나는 그녀의 얘기를 듣는 동안 내가 겪고 있는 실연의 고통이 서서히 무뎌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녀의 괜찮냐는 물음에 괜찮다는 대답을 되풀이하면서, 그녀가 자꾸 나의 .. 2018. 6. 18.
[농촌퀴어쏠의 그냥 리뷰 / 5월편]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피해는 사실이 아니라 경합하는 정치의 산물이다. 미투 운동 이후 더 많은 여성이 자신의 경험에 대해 낱낱이 폭로하지만, 무엇이 바뀌고 있긴 한 것인가-하는 회의적인 생각만 든다. 우울하고 힘이 없을 때 정희진 씨의 글을 읽으면 정신이 번쩍 든다. 읽고 난 뒤 힘을 얻은 글의 한 부분을 당신과 나누고 싶다. 혹시 나처럼 회의감에 절은 누군가가 있다면 이 글이 위로가 될 수 있기를. ⓒ 교양인 p. 208~212 발췌 인류역사상 사회적 약자에게 정의로운 사회는 존재하지 않았다. 가해와 피해는 일상이지만, 자신을 가해자로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피해는 저절로 자명한 사실이 되지 않는가. 모두가 합의하는 피해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원 버스 안에서 발을 밟혔을 때, 친한 친구에게 .. 2018. 5. 22.
[농촌퀴어쏠의 그냥 리뷰/ 4월편] 되돌아갈 길은 없다, 당신과 나의 『페미니스트 모먼트』 되돌아갈 길은 없다, 당신과 나의 『페미니스트 모먼트』더러움과 오염의 자리를 꿋꿋이 지켜온 나에게 "지배적인 시선에서 이러한 타자들의 정치는 순수한 것을 더럽히는 존재, 오염의 실천이라고 여겨진다. ‘더러움’과 ‘오염’이라는 표현은 타자들을 혐오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내뱉는 말이기도 하지만 요즘 나는 혐오에 대항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이러한 언어를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같이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누가, 어떤 행위가, 무슨 관계들이 더러움과 오염의 자리에 할당되는지 따져 묻지 않는다면, ‘자연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한다고 정당화하는 메커니즘이 지배질서를 유지시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혹은 혐오하는 사람들이 권력이 많아서 그러하다는 근거로 단순히 권력의 문제로 치환할 위험이 있기 때.. 2018. 4. 11.
[농촌퀴어 쏠의 만화] 불화의 시작 上 2018. 3. 25.
[농촌퀴어 쏠의 만화] 나는 농촌퀴어다. 2018.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