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간 완두콩] 같이 농사짓는 방법

토종씨앗은 유기농업에서 아주 중요한 주제입니다. 곳곳에 소농들이 십 수년 모아온 씨앗들을 서로 나누고 이어 받는 '씨앗 나눔'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농 저널 농담의 필진들은 홍성씨앗도서관에서 빌린 토종 완두콩 씨앗을 시작으로 우리 씨앗 지키기 운동에 동참합니다. 기존에 씨앗나눔을 하고 흩어지는 형태에서 나아가 빌린이, 빌려준 이 모두 완두콩이 자라는 이야기, 각지에서 농사짓는 넋두리를 함께 엮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올해 초봄, 토종 대협완두콩 씨앗이 대한민국 각지로 시집을 갔습니다. 올 한해 홍성 씨앗도서관, 서울 한복판 텃밭방위대, 파주 어린농부텃밭, 진안 이든농장, 강릉 청지원농장에 뿌리를 내립니다. 완두콩 딸내미 씨앗들이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매주 연재합니다.

* 본 1회 글에서는 서울댁, 홍성댁의 짧은 자기 소개를 공유하며, 이후 다음편에 순서대로 이어나갑니다.

<농 저널 농담 공동 기획>

 

 

2015년 02월 28일 _홍성씨앗도서관 문 여는 날

파주댁과 진안댁은 대협완두콩을 얻었습니다. 

 

2015년 03월 09일 _진안 이든농장

“홍동에서 온 완두콩을 포트에 파종”

 

2015년 03월 28일 _파주 어린농부텃밭

" 한 달에 한 번 아이들이 찾아오는 텃밭, 3월 끝자락에 아이들과 완두콩을 심었습니다. "

 

2015년 04월 05일 _진안 이든농장

“ 쫑쫑쫑 싹튼 완두콩을 하우스에 정식 ”

2015년 04월 09일 _합정 어느 호프집

파주댁은 강릉댁과 서울댁에게 홍성 완두콩을 나누었습니다.

 

2015년 04월 11일 _서울 텃밭방위대

“ 짠. 우리는 텃밭방위대에요. 텃밭방위대는 농업, 농민단체 활동가모임인 ‘농땡이’의 소모임입니다. 텃밭모임은 맥주를 좋아하는 몇몇 농땡이(우린 스스로를 농땡이라고 부릅니다)들이 여느 날과 같이 수다를 떠는 와중에 만들게 되었어요. 그동안 말로 농업을 겪었다면, 올해는 몸으로도 겪어보자는 취지로! 맥주를 좋아하는 농땡이들이다보니 올해 목표는 ‘서울 한복판에서 토종씨앗으로 맥주안주 자급하기’가 되었습니다. 농사를 지어본 적 없는 숙맥들이라 보이는 씨앗들을 무작정 심어버리는 바람에 처음 목표에 따라 계획적으로 심는 건 이미 포기한지 오래지만…. 어쨌든 맥주랑 먹으면 그게 맥주 안주 자급이겠지요. 뭐. 하하.

 

" 종이컵님. 우리가 완두콩을 심은 사실을 서울 닭둘기들이 모르게 해주세요! "

텃밭에 간 첫 날. 밭을 만든 뒤, 파주댁에게서 받은 완두콩을 심었어요. 그러니까 파주댁이 홍성 씨앗도서관으로부터 받은 그 완두콩. 완두콩을 심은 뒤, 서울 닭둘기들이 탐내지 못하도록 미리 챙겨간 종이컵을 덮었어요. 벌레 하나, 새 하나, 나 하나인 콩 세알 법칙을 준수해 심어놓고는 새가 보지 못하게 감춘 이 아이러니(도리도리) ”

 

 

 

2015년 04월 14일 _홍성 씨앗도서관

“ 안녕하세요! 여기는 충남 홍성군 홍동면입니다. 저는 지역의 씨앗을 지키고 씨앗을 빌려주는 홍성씨앗도서관이라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문수영이라는 사람입니다.

지금, 다른 지역으로 시집간 대협완두콩 씨앗의 엄마 완두콩은 바로 제 앞에 있습니다. 사실 올해 씨앗도서관 밭에서는 대협완두콩을 짓지 않아요. 따로 짓지 않아도 대협완두콩의 씨앗은 풀무학교 전공부에서 계속 지어오고 있기 때문에 저절로 자연스럽게 씨앗이 지켜지고 있거든요. 대신 씨앗도서관 밭에서는 여러 종류의 완두콩 씨앗들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씨앗도서관 밭의 이웃밭에서 대협완두콩을 심어 기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대협완두콩의 주인은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고 다양한 배움과 활동을 하고 있는 김민, 손하진이라는 어린 친구들이었습니다. 홍성씨앗도서관에 용돈 2000원을 보태어 정정당당히 회원이 되고 나서는 대협완두콩 씨앗을 빌려가더니 턱하고 심어놓은 것이었지요.

비록 저는 대협완두콩을 심지 않지만, 제 이웃밭 친구들이 대협완두콩을 기르고 있으니 틈날 때마다 들려서 이 친구들의 농사짓는 모습을 살펴볼까 해요. 그리고 씨앗도서관 밭에서 자라나고 있는 여러 종류의 완두콩들에 대해서도 조금씩 이야기 들려드릴게요! ”

 

 

2015년 04월 14일 _강릉 천지원농장

“ 시집온 완두는 무사히 땅에 안착시켰습니다! ”

 

 

2015년 04월 20일 _진안 이든농장

“ 완두콩 첫 꽃이 핌, 하아. 휘몰아친 두 달의 성장기록. 거세미나방에게 다섯 아이 이상을 잃었지만ㅜ 무럭무럭 자라줘서 고마워:-) ”

 

2015년 04월 22일 _파주 어린농부텃밭

“ 까치가 물어간 줄 알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