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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상점/소식

옥분언니의 보따리-무시래기

by 농민, 들 2019. 3. 23.


“들이야. 우리 것도 좀 팔아줘.” 우리 동네 옥분아주머니가 봄나물을 들고 논밭상점에 찾아오셨어요. 우리 엄마와 동네 아주머니들은 옥분아주머니를 ‘옥분언니’라고 부르세요. 큰 키에 호방한 웃음, 경상도 말씨를 가진 옥분언니. 사람들을 초대해 밭에서 나온 걸로 식탁을 차려 함께 먹고 싶은 옥분언니.


<상품구성>

● 시래기 1kg (총 10봉 한정) 


“나? 난 못자리 일도 돕고, 밥이나 해주고, 블루베리 농사짓고, 밥해주고 살지. 주로 알바를 많이 하는데, 나 올해는 농사지어서 먹고 살아보려고. 우린 죽을 때까지 농사지어야지. (옆에 있는 평화네 아주머니를 쿡쿡 찌르며) 죽을 때까지 농사짓고 싶지 않아? 난 죽을 때까지 농사지어야지. 우리 엄마도 보니까 일을 제일 하고 싶어 하더라. 농사짓고, 같이 밥해먹고, 놀러 다니고 그러고 살아야지.”




“봄나물이 너무 아까웠어. 시골사람들은 농사짓느라 그런 거 못 뜯어먹어. 자연산은 팔려면 인건비가 안 나와서 못 뜯어 팔아. 마트나 인터넷으로도 못 살 걸. 뜯어서 파는 사람들이 없어. 정말 좋은 건데 돈이 안 되니까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없는 거 아닌가. 우리 식구들도, 우리 딸내미도 자연산 봄나물 먹었으면 좋겠어. 자연산이 귀하잖아. 할머니들이 시장에 조금씩 내놓기도 하지만 마트 같은 데는 없잖아.”




“저 똘고랑에 돌미나리가 정말 많아. 민들레 지천이고, 지금은 씀바귀가 지천이고. 달래 같은 거는 나 먹을 거만 조금 캐는 거고. 쑥 이런 거 이제 올라오기 시작하더라고. 머위도 있어. 내가 저기 산 어디 알아놨어. 머위 밭이더라고, 산이. 조금 있으면 금방 클 거야.


우리밭은 민들레가 엄청 많아. 지금은 소리쟁이가 있는데, 그거 올라올 때 끓여서 먹어봤는데 맛있대. 된장국으로. 또 소리쟁이는 술 담그면 좋다고 하잖아. 독이 있어서 생으로 먹으면 안 돼. 원래 독이 있는 게 약성도 강하다고 하잖아. 그런데 소리쟁이는 사람들이 먹을 줄 몰라서 안 되겠다. 그지?”




“자연산은 생명의 에너지가 강해. 인위적으로 거름을 넣어서 자란 것도 아니고. 자연산은 자유의 기운이 가장 많은 거야. 씨가 날아다니다가 자기가 있고 싶은 곳에 정착한 거니까. 논밭상점에 팔아보고 싶은 이유? 나도 먹고, 남도 먹고 그렇게 하하하. 봄에는 이런 걸 먹어야 몸도 좋고.”




“또 시래기를 엄청 잘 말려놨어. 우리 엄청 잘 말렸어. 응? 여기 다 유기농 땅인데…. 인증? 인증 받은 건 없지. 시래기는 우리 먹으려고 한 거라 인증은 없고, 우리 삼촌이 여기 다 인증 받았어. 인증 안 받으면 유기농 못자리하는 거 하지도 못 해. 우리 먹을 거라 품목 추가를 안 한 거지.”

(평화네 아주머니 “농협에 인증 신청하라고 그래. 이번에 조합장이 바뀌어서 농협에서 신청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 요즘은 인증이 있어야 좋아. 그래야 팔기가 좋아.”)

“그래?”





“시래기는 마른 걸 보내잖아. 시래기는 밖에 놔둬도 돼. 먹는 방법은 일단 삶아서 껍질을 벗기고 냉동. 시래기는 한꺼번에 삶아서 먹을 만큼만 놔두고 냉동. 1kg는 한꺼번에 삶긴 힘들 거야. 물기가 다 빠지면 질길 수 있으니까 요새는 냉동에 넣을 때 꾹 짜지 않으면 좋다고 하더라고. 나물은 그때까지 냉동 보관할 필요 없지. 우리 딱 먹을 만큼만 보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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