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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사이다

[사이다] 새로운 5월의 시작

by 촌년 2015. 5. 27.

친환경 유기농산물 매장에서 일하는 직장생활 1년차 '죽밥'의 이야기입니다. 농부와 소비자 사이에서동료들 사이에서 외로운 고민에 빠진 이야기는 매월 넷째 주 수요일에 연재됩니다.


새로운 5월의 시작


 <농저널 농담> 죽밥





농부의 시장이 시작되었다.

2015년 농부시장을 하게 되리라고 예상하기는 했었다. 진짜 한다는 확정이 나야지만 본격적인 준비를 할 수 있었기에 그 결정이 되고나서는 정말 정신없이 일이 시작되었다.

농부의 시장을 하게 될 거란 느낌이 다가올 때는 설레고 신나는 일 정도였지만, 막상 시작되고 보니 이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우선 5월의 햇볕부터 너무 뜨겁다. 체감으로 느끼는 것이 있다면, 이전에 나를 봤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나더러 탔다고. 그게 첫 안부인사다. 야외에서 햇볕에 맞서며 일을 한다는 것은 우주적인 에너지 소모가 뒤따른다. 거의 시체처럼 흐물거리며 반은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일을 한다. 이 느낌을 이전에 느껴본 적 있다. 바로 대학생 시절 농활을 갔을 때, 밭에서 오전 작업 할 때. 그래도 그땐 해가 뜨겁지 않은 시간에 일을 하고, 인간적으로 새참이라는 휴식시간을 가졌다. 노동과 맞바꾼 그 꿀맛 같은 시간은 너무나 달콤한 기억으로 남아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도시다. 도시에서는 자연의 흐름에 맞춘 일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농부의 시장이 열리는 곳

나는 그곳에서 주차시설과 주변 지역 홍보에 관해 고민하며 이리저리 발로 뛴다. 주차는 어디에 가능한지, 무료인지, 할인이 가능한 지, 주변상권은 어떠한지, 어떻게 홍보해야 가장 많은 사람들, 특히 어머님들에게 알릴 수 있을지. 또 더운 햇빛으로부터 농부님들이 가져온 식품을 보호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잘 보이게 진열해야하는 딜레마와도 싸운다.

주차장과 행사장이 먼데 차량진입은 큰 차만 가능한 문제. 가장 더운 시간에 장이 열리고, 사람들이 나오는 서늘한 시간엔 철수를 해야 하는 문제. 이런 방침이 만들어진데 까지 공원 측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정말 답답한 상황도 많다.

그래도 이런 상황들은 직장에서 회의할 때 변명의 여지가 있다. 적어도 담당 공무원들 핑계를 대면 된다. 하지만 홍보부족을 지적받을 땐 할 말이 없다. 시간이 부족해서? 처음이라서? 이런 변명은 진짜 변명일 뿐이잖아.

여러 장소를 돌아다녀보면 홍보를 안 해도 잘 되는 곳이 있고, 홍보를 해도 사람이 없는 곳이 있다. 상대적으로 비교할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보다 그 지역 사람들이 얼마나 이 장에 대해서 알고 오는가. 그리고 얼마나 재방문으로 이어 지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서 최선으로 홍보하여 전체 평균 방문객을 올려야하겠다.

항상 어떤 곳에서나 홍보라는 건 그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농부의 시장을 여는 타지역인으로서, 이방인으로서 그 부분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참 어렵다. 만약 내가 사는 곳이었다면 어땠을까. 내가 항상 가는 곳이라면 더 편할 텐데 하는 생각이 매번 든다. 어떤 기사가 떠오른다. 그 지역에 뛰어들어 지역기반 장터를 연 사례였는데, 생각만 해도 참 대단하다.

 

 

현재의 고민

새 사업인 농부의 시장에 대한 고민과 기존의 매장일, 상품개발 등등 이런 일들을 볼 시간이 부족하다. 한사람이 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할까. 가능하겠지만 집중도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 내 시간을 떼어내 양쪽에 집중할 시간을 만들어 내는 일. 나는 할 수 있을까? 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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