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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상점/소식

[안내] 농민이 운영하는 논밭상점(★)

by 농민, 들 2018. 3. 12.



논밭상점은 충남 홍성에 있는 작은 시골마을, 유기농 논밭 한가운데 있어요. 마을이름은 ‘벌뜸’. 벌뜸은 들에 있는 작은 마을을 뜻해요. 벌뜸은 저와 아빠의 고향이자, 아빠가 평생 농사지으며 살아온 마을이에요.


우리 아빠는 유기농 38년차 베테랑 농민이에요. 더 정확히는, 자연과 호흡할 줄 아는유기농 장인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아빠는 평생을 자연과 호흡해왔어요.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은, 자연의 도움을 최대한 받아야 되거든요. 열 살이 되기 전부터 집안 농사를 도왔던 아빠는 평생 동안 자연과 호흡하는 방법을 익혀왔을 거예요. 뜨거운 낮에도, 눈이나 비가 세찬 날도, 자신 결혼식 날도, 딸들이 태어난 날도…. 그렇게 쉼 없이 자연과 호흡하며 살아온 아빠는 ‘오늘도 농사중’이에요.


논밭에서는 날고 기던 아빠는 수확철만 되면 늘 철저히 약자가 됐어요. 자신이 기른 농산물인데도 불구하고 농산물 값은 주는 대로 받아야 했고, 농산물 출하계약서 한 장 받아본 적 없는 삶을 살아왔어요. 모두의 생명을 위한 '유기농 실천가'인 농민 아빠의 현실도 점점 더 가혹해져갔어요. 농민으로 살아온 아빠는 자주 고단해했어요. 농업에 대한 애정이나 자부심은 현실에서 겪는 좌절과는 별개가 됐어요.




그래서 우리가족은 2016년부터 유기농산물 직거래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농민이 정당한 권리를 갖고, 건강히 농사지을 수 있길 바라며 시작한 실험이었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한 2년 동안 우리가족은 직거래를 통해 유기농업 자립이 가능하다는 것을 꿈꿔볼 수 있게 되었어요.


새 이름인 논밭상점은 우리가족이 아빠가 농사지은 유기농산물 직거래를 위해 2016년부터 시작한 ‘농민 아빠’, 2017년 ‘유(기농)자(립)프로젝트’의 연장 프로젝트예요. 저는 2018년 올해부터는 농사 베테랑 아빠를 따라 농사를 짓는 초보농민으로, 논밭상점 운영자로 살아가려 해요. 농업에 대한 추상적인 당위나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들을 누비며 몸과 마음으로 깨닫는 농민이 되겠다는 각오로요.



>논밭상점 '한 해 농산물 모음'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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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밭상점은 사계절로 운영됩니다. 봄의 들, 여름의 들, 가을의 들, 겨울의 들. 농사짓는 우리와, 우리와 함께 자란 유기농산물 이야기를 틈틈이 소개하고, 계절 농산물을 직거래 할 예정이에요. 직거래는 각 농사를 위해 씨앗을 사고, 밭을 갈 때부터 수확 이후 재고 소진 시까지 까지 진행할 거예요. 수확 전 미리 직거래를 예약하시는 분들은 각 작물의 수확일과 배송일을 확인해주세요. :D


올 한 해, 논밭상점이 직거래할 유기농산물은 양파, 감자, 비트, 양배추, 당근, 단호박, 고구마, 대파로 예정돼 있어요. 농산물은 동료 농민들의 제안이나 동료 소비자들의 제안으로 추가될 수 있습니다. 제안은 Q&A 게시판을 이용해주세요. 





논밭상점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문을 엽니다.

논밭상점 운영자이자 초보농민인 저는 하루의 반은 진짜 논밭에서, 하루의 반은 논밭 옆 사무실에서 상점을 운영해요. 문의는 평일 오후 4시부터 8시 사이에 해주시길 부탁드려요. 그때는 (농번기가 아니라면) 흙을 털고, 사무실에 앉아있겠습니다. 게시판 문의가 가장 빠르고, 정확한 답변이 가능합니다.



- 논밭상점에서, 농사짓는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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