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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농촌페미니즘

우리끼리 좋아서, 두 번째 청년여성농민캠프

by 농민, 들 2017. 8. 28.

<청년여성농민 캠프 참가자> 연근



2017년 8월 19일~20일

, 덜꽃, 정원, 이슬, 연근, 연두, 달짱, 영지, 해원, 지민, , 담인, 지이, 울림, 이음 참가

 

여름은 농사꾼이 한창 바쁜 계절. 이런 시기에 먼 강원도 화천까지 친구들을 부르는 것이 무리가 될까 걱정이 있었어요. 농한기로 캠프를 미룰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또 여름은 휴가철이잖아요. 눈 벌어지면 차곡차곡 쌓여있는 일거리들 속에서 자신을 돌볼 틈도 없이 분주히 살고 있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이런 시기에 서로에게 숨 돌릴 틈을 주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바쁘게 살고 있는 친구들을 어렵사리 일상과 떨어진 공간으로 소환해 보았습니다.

 

우리끼리 좋아서 두 번째하룻밤을 보냈습니다. 2차 캠프 목적은 오로지 재밌게 노는 것. 다들 시간을 내고 마음을 내서 진안, 서울, 홍천, 속초 전국 각지에서 친구들이 놀러와 주었어요. 우리는 서로모여 수다도 떨고 맛있는 것도 먹으며 몸과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캠프 일정 따라 가보기


ⓒ 들


이슬이 준비해온 1차 캠프보고를 들었어요. 1차 캠프 때는 청년, 여성, 농사라는 세 가지 교집합을 가진 우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꺼리들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모임을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도 해보았고요1차 캠프 이후 실행한 것은 ‘2차캠프와 릴레이 편지가 있었어요.

> 1차 캠프 스케치 http://j-nongdam.tistory.com/96

 


ⓒ들

둘째날 회의


2차 캠프에 새로 보는 얼굴도 찾아왔습니다. 홍천에서 농사짓는 덜꽃, 전여농에서 활동하는 정원, 속초에서 완벽한날들이라는 공간을 운영하는 지민, 진안에서 집도 짓고 농사도 짓는 이슬 짝궁 휴. 모두 반가웠어요 (-:


저녁이 어스름해 지면서부터 고기를 구워먹으며 놀았습니다. 그간 무엇을 했는지 요새의 고충이나 관심사는 무엇인지 모인 사람만큼 다양한 주제로 새벽까지 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정원


다음 날 아침, 영지가 요가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었어요. 온 몸이 뻣뻣하게 굳어있어 동작이 쉽지 않았지만 영지의 설명을 들으며 차근차근 따라해 보았어요. 몸을 이완하고 긴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오랜만에 몸과 마음의 휴식이 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원


캠프일정 내내 비소식이 있었지만 강원도 화천까지 와서 계곡을 안갈 수 없지요. 차가운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함께 온 아이들은 고무보트를 타고 놀았어요.



ⓒ들


헤어지기 전에는 타로를 함께 보았어요. 각자 타로를 한 장씩 뽑고 현재 우리의 고민과 상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휴


농사와 청년 그리고 여성. 캠프에 모인 친구들은 이 세 가지의 키워드를 화두로 삼고 살아갑니다. 우리들의 일상을 나누면서 수다를 떨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고민하는 지점들이 녹아납니다. 자유롭게 세 가지의 주제를 넘나들어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그 자체로 쉼이 되고 힘이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일상이 갑자기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캠프에서 녹여낸 많은 이야기들을 일상 속에서 풀어나가려면 긴 고민과 꾸준한 행동이 필요하니까요. 다만 우리가 일상을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을지도 몰라요그리고 결국 그 일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는 것을 안다면 지루하고 버거운 일상도 조금은 다르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3차 캠프는 12월 초순 강화에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떨어져 있는 동안 작은 작당을 함께 해보기로 했어요. ‘언니이거알아?’라는 제목으로 일상을 나누고 청년, 여성, 농민과 연결되는 컨텐츠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다들 각자의 일상 속에서 근근이 살아가다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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