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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농촌페미니즘

[농촌퀴어 쏠의 그냥 리뷰, 3월편] 성폭력피해자를 위한 DIY가이드 『보통의 경험』

by 농민, 들 2018. 3. 11.

“왜 하필 지금 말하는 거야?” 라고 말하는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왜 하필 지금, 그때의 경험이 튀어나온 걸까요?

과거의 성폭력 사건을 지금 꺼내 해결하고 싶은 데는 전보다 좀 더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 도저히 물러설 데가 없을 때 비로소 그 사건을 해결해보려는 마음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는 인생의 전환점이거나, 그 일을 다시 돌아보고 정리할 만한 에너지가 생긴 때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조금 안정이 되고 힘이 생겼을 때, 갑자기 잊고 있던 그 사건이 툭 하고 튀어나오는 거죠. 미루어둔 숙제를 풀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중략)"


- 성폭력피해자를 위한 DIY가이드 『보통의 경험』 中, p. 223



ⓒ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DIY 가이드, '보통의 경험'

한국성폭력상담소 지음, 이매진 출판



요즘 매일 출퇴근하고 있는 회사, 퇴근하고 나서 식당, 카페, 도서관을 가도 모두 ‘안희정’ 얘기를 한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야기들. “그래서 왜 그 얘기를 지금 하는 거야?” 이 말이 성폭력피해자로 하여금 얼마나 마음이 쪼그라들게 하는 말인지 모르는 사람들. 자신의 곁에는 절대 성폭력피해자가 없을 것이라 이상하리만치 확신하면서 2차 가해를 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었다.


“왜 지금 말하냐고? 피해자가 지금 말할 힘이 났으니까. 이 새끼들아.”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왜 하필 지금’ 이란 말을 듣고 속상하고 화가 나셨나요? 그 말 그냥 넘어가지 말자고요. 우리에게는 ‘왜 하필 지금’이 아니라 ‘지금’만이 남아있으니까요. 지금, 우리, 이 시간, #Me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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