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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재/농촌페미니즘

[친구에게] 안녕!

by 농민, 들 2017. 6. 5.

혼자 상상만 해온 일을 실천해보고 싶은 마음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들이 모여 열린 청년여성농민 캠프 우리끼리 좋아서 하룻밤’. 2017년 아직 농사가 시작되기 전이던 3월 어느 날청년여성농민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에서 열 명의 농민농업활동가농촌생활자가 모였습니다

첫 번째 캠프 이야기 > http://j-nongdam.tistory.com/96

 

1박 2일을 함께 보낸 열 명의 청년여성농민들은 헤어지기 전릴레이 편지를 쓸 것을 약속했습니다삶을 공유하는 일을 지속하자는 약속이었습니다각자의 터전으로 돌아간 청년여성농민들은 논밭에서집에서사무실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갑니다그러다 누군가로부터 편지를 받고또 누군가에게 편지를 씁니다. 세 번째 편지 주인공은 충남 홍성에 살고 있는 해원입니다.



안녕!

보란의 편지를 이어받고 들에게는 호기롭게 2-3이 내로 답장을 쓰겠습니다! 

라고 했었는데 벌써 열흘이 지난 지금에야 이렇게 책상 앞에 앉아 적고 있네요. 미안해요. 흑흑


일단 보란이 궁금해 하였던 울림이 이음이 소식 부터 전해요:-)















울림이는 여전히 어린이 집에 잘 가지 않고, 이음이는 슬슬 1춘기에 접어 들어 잘 삐지고 이상한 것들을 우기기 시작했지만, 

울림이도 이음이도 그리고 저도 천천히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요. 

이제는 재법 싸우지 않고 함께 노는 녀석들을 보며 기특하기도 하면서 저도 아이들도 서로를 더 이해하고 더 익숙해 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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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가 끝나고 그동안 저는

살림에 재미를 붙이기 위해 제 취향의 살림을 찾아 헤매고

논 20평, 목화밭 10평, 그냥 밭 2평 정도의 농사를 짓고

여러가지 손 작업들, 모자, 아이들 옷, 인형 등을 만드는 손작업 들을 했어요.


최근에는 손바느질로 태국 옷 만드는 걸 배웠는데 정말이지 너무나 재미있어서 깜짝 놀랐지 뭐에욧!

아, 그리고 종종 들과 만나 꼼지락 꼼지락 만들기를 함께 하기도 했어요.

한 번은 우리가 만났었던 홍동 들 집에서, 한번은 이응노 생가 잔디 밭에서요. 

들이 아직 단식 중이라 얼른 끝나고 함께 맥주를 마시며 만들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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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20평 남짓 심어 두었던 보리를 다 따고 낫으로 베어 놓았어요. 

이제 제 영역의 논 가장자리의 고랑을 파 흙을 올리고 고르게 편 후 지난 달 모판에 심어둔 모를 옮겨 심어야 하는 것이 이번주 저에게 주어진 가장 큰 미션이에요.


논은 홍동에서 오랜기간 자연농 재배를 하고 계신 금창영선생님과 여러 이웃들이 약 천평의 논을 나눠 함께 하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모내기와는 많이 달라 더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요. 

무엇보다 물을 잔뜩 채우고 모를 심는 일반 모내기와는 달리 밭 형식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가서 하는 것이 가능해서 좋았어요.



목화모임 작년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건데요 목화 농사를 함께 지어 겨울에 누빔옷을 만드는 걸 계획 하고 있어요. 

사실 올해 가장 기대 하던 일 중 하나인데, 포트 부터 잘 자라지 않아 이래저래 걱정이네요. 

심고 나서 가보지도 못 했을 뿐더러 요즘 비가 너무너무 안와서 다 말른 것은 아닌지… 

그리고 목화 밭 바로 위에 열심히 경작 해둔 작은 밭에 심은 녀석들도 걱정이고. 

울림이도 요즘 자꾸 논에만 가니까 목화 보러 언제 가냐고 하는데, 당장 내일 가보아야 겠어요.


논 농사도, 목화 농사도 아이들과 함께, 무엇 보다 서로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 좋아요. 

논으로 받으로 다니면서 울림이는 콩벌레 무당벌레 달팽이 같은 곤충 잡는걸 좋아하게 되었고, 

이음이는 그런 형아 뒤를 쫓아 다니거나 뻐꾸기 산비둘기 소리를 흉내내거나 엄마 일하는건 흉내내요. 

물론 혼자 일 할떄 보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 두 세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요ㅎ

그래도 내가가 하고 싶은 일을 아이들에게 미안해 하며 죄책감 갖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라 마음이 편해요.



(이랬던 보리들을!)


(이렇게 다 따고 베어 버렸습니닷!!! 감덩ㅠㅠ)


(울림이 이음이는 바로 옆 또랑에 갇혀(?) 놀고 있음ㅎㅎ)




(엄마 힘내~! 응원 하는 꼬박이들)


(보리 매기에 심취해 있는데 갑자기 둘이 깔깔 대길래 봤더니 이런 사태가...ㅋㅋㅋ)



(여기는 목화밭)



(볍씨 파종 하던 날)



(목화밭 위 두평 남짓 밭 경작 하던 날)


(꼬마 일꾼들!)




(목화 정식)



(지난 주 논 농사 모임)





생각 했던 것 보다 올 한해가 정신없이 지나갈 것 같네요. 행복한 일이죠. 흐흐

다음 캠프에는 다들 할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과 기대가 되기도. 


모쪼록, 다들 그때까지 몸 건강히-!



2017년 6월 첫 날

홍성에서, 해원


ps. 다음은 저 아래 진안에서 바쁘게 지내고 있을 편의점 같은 여자 슬언니의 소식이 궁금하네요. 크크크


pps. 덤으로 지난 캠프 사진도 올립니닷-!

(지금 아니면 이 사진을 풀 날이 없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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